NIGHT IN THE MIDDAY

한낮의 밤






<작가노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첫 페이지에 이런 말이 있다.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라고. 글쎄. 그림자는 한낱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기에는 좀.. 절대적이다. 태양을 떠나는 순간부터 그것은 몇 광년을 달려 당신에게로 왔다. 무중력의 우주를 건너 외로운 별들의 시체를 지나 당신 집 창가에, 벽에 내려앉았다. 그것은 아주 고요하지만 강력하게 당신의 존재를 말해주고 있다.


지구의 절대 광원인 태양은 하나의 물체에 하나의 그림자를 선물한다. 자연의 그림자는 태양의 순환을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어둠이 찾아올 무렵 그림자는 태양이 지는 자리 반대편으로 길게 몸을 끌어당겨 뉘엿뉘엿 지평선을 넘는다. 아침이 오면 그것은 태양의 가호 아래 다시 우리의 곁으로 돌아온다. 인공 광원이 발명되기 이전까지, 그림자는 지구상의 모든 것들이 유일하게 공평하게 가질 수 있는 것이었다.
 

과학적으로 그림자는 사물이 빛을 가로막아 생기는 검은 영역이다. 인간이 밤이라고 부르는 것도 사실은 검은 그 영역이다. 태양이 지구 반대편으로 제 몸을 옮기면 그 자리에 어둠이 드리운다. 우리가 밤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지구라는 행성이 제 몸에 가지는 self cast shadow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밤을 마주할 수 있다. 정오의 태양 아래 드리우는 사물들의 그림자. 모든 그림자는 한낮의 작은 밤이다. 낮과 밤. 밝음과 어둠. 빛과 그림자. 그 모든 것은 서로가 서로에 의해 존재한다. 자연스러운 우주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존재의 원인이자 증거가 되어준다.




작가에게 그림자를 기록하는 행위는 세상의 이치를 평면에 담는 일 이다.  과거의 화가, 소설가, 시인들은 모두 저마다의 방법으로 세상을 평면에 담았다. 인상주의, 모더니즘과 같은 사조들은 그 증거이다.그림자는 작가가 자신의 세상을 평면에 담는 방법이다.

객체의 그림자를 기록하며 작가는 그 순간 그림자를 그리는 대상 존재의 관찰자이자 목격자가된다. 관찰자의 역할을 자처한 작가에 의해 존재를 증명받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해의 그림자를 기록하며, 작가는 우주속에서 그것과 동등한 존재가 되어 함께 살아숨쉬는 ‘지금’을 감각한다. 작가의 손에 의해 기록된 객체의 그림자는 그것이 그날, 그때 그 자리에 존재했다는 하나의 증거물이 된다.
 




















Night in the midday
The Shadow of The Goalpost
20 May, 2023
Eindhoven, Netherlands















Night in the midday
Blue bicycle
20 May, 2023
Eindhoven,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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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 in the midday
painting no.1
2:30pm May13, 2023
Utrecht, Netherlands


















Night in the midday
painting no.2
3:20pm May13, 2023
Utrecht, Netherlands

















Night in the midday
painting no.3
4pm May13, 2023
Utrecht, Netherlands















Night in the midday
painting no.4
4:20pm May13, 2023
Utrecht, Netherlands















Night in the midday
painting no.5
5:00pm May13, 2023
Utrecht,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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